LG그룹이 27일 양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최고경영자(CEO)를 동시에 교체했다. LG전자는 약 4년, LG화학은 약 7년 만에 수장이 바뀐 것이다. 임원 승진자도 98명에 그쳤다. 2023년(139명), 2024년(121명)에 이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맨 것으로 2년 새 승진자가 30% 가까이 줄었다.
당초 그룹 안팎에선 주요 사업을 담당해 온 연륜 있는 CEO들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구광모 LG 회장은 그룹 핵심 사업의 전면에 50대 기술통들을 배치했다. 미래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깜짝 ‘세대 교체’
LG전자는 신임 대표이사에 류재철(58) HS사업본부장(사장)을 선임했다. 1989년 금성사에 입사한 류 신임 대표는 36년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을 가전 연구·개발(R&D)에 몸담아온 ‘기술통’이다. LG 생활가전을 세계 1등으로 이끈 주역 중 하나란 평가를 받는다. LG는 “생활가전 1등의 DNA를 전사(全社)로 확산하는 중책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4년간 LG전자의 사업 재편과 인도 IPO(기업공개) 등을 이끈 조주완(63)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LG전자의 양대 미래 먹거리인 전장(차량용 전자 장비)과 냉난방공조 사업 분야에선 은석현(58)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62) ES사업본부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해 미래 사업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신학철(68)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동춘(57)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 신임 대표는 한양대 공업화학과, 미 워싱턴대 MBA를 거쳐 LG화학에서 반도체소재 사업 담당, 전자소재 사업부장, 첨단소재 사업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석유화학 분야가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불확실성 속에서 구조 재편이 진행 중인 가운데,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물러나는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 7년간 LG화학의 전지 소재 등 신성장 미래 사업과 글로벌 경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은 현 CEO 체제를 유지하며 ‘쇄신 속 안정’을 꾀했다. 레저와 자산 관리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디앤오(D&O)는 이재웅 LG전자 법무그룹장(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로레알 출신 이선주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조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최연소 임원 모두 AI서 발탁
그룹 차원의 철저한 ‘군살 빼기’ 탓에 승진 문턱은 높아졌지만, 미래 성장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는 젊은 피를 과감히 수혈했다. 특히 올해 최연소 승진자들은 예외 없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나왔다. 최연소 상무와 전무, 부사장 승진자 모두 AI 분야에서 발탁됐다.
최연소 부사장은 1975년생인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최연소 전무는 1978년생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다. 최연소 상무는 1986년생인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 담당이다. 조 상무 외에도 LG화학과 LG생활건강에서 각각 1980년대생 상무가 배출됐다. LG유플러스에선 여명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CRO(최고 리스크 책임자)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여성 인력도 발탁됐다.
LG 측은 “최근 5년간 신규 임원의 25% 이상을 ABC 분야나 연구·개발 인재로 선발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LG 생활건강의 사례처럼, 앞으로는 수시로 인사를 단행하며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사장 은석현 이재성▷부사장 김진경 조병하▷전무 김창민 김철 김태완 양희구 이성진 이희성 정순호 정욱준 정재웅▷상무 권민호 김경석 김광만 김승만 김윤수 김준우 김현 김홍덕 노승완 노윤호 박영진 박진규 양희철 이재모 정병우 정수봉 정연관 정용찬 조성현 황영민 황상연▲LG디스플레이▷부사장 최영석▷전무 박상윤 이태림▷상무 소성진 손병희 백승룡 남재욱 손석진 김인주 이승익 허우재 한예일 구지현▲LG이노텍▷사장 문혁수▷상무 김진호 남승현 문연태 이경태 장승우▲LG화학▷사장 김동춘▷상무 김기환 임경채 유동주 이원상 이승혁 이준호 김민교▲LG에너지솔루션▷전무 김형식▷상무 김낙진 김현태 배재현 손권남 이승훈 허성민▲LG생활건강▷상무 박일상 박정철▲LG유플러스▷부사장 권용현 양효석 여명희▷전무 정성권▷상무 고진태 김영진 김용진 서남희 신정호 이서호 조용성▲LG CNS▷부사장 김태훈 최문근▷전무 이준호▷상무 김소연 오진섭 이철호 조민관 조헌혁▲㈜LG▷부사장 장건 장승세 정정욱▷전무 윤창병 이승기▲디앤오▷상무 김규탁▲LG경영개발원▷전무 임우형▷상무 김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