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최고경영자)가 20일(현지 시각) 프랑스 르 카스텔레의 한 격납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네시스의 첫 고성능차 ‘GV60 마그마’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 10주년을 맞아 고성능 모델 ‘마그마(MAGMA)’를 내년 1월 본격 출시한다. 그간 조용한 ‘사장님 차’의 대명사였던 제네시스가 이제는 엔진이 으르렁거리는 ‘고성능 차’ 시장을 공략하며 브랜드 확장에 나선 것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Le Castellet)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와 송민규 제네시스본부장(부사장) 등 제네시스 경영진은 지난 10년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향후 공략할 ‘고성능 럭셔리’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네시스 사업을 총괄하는 송민규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사업 부문 중 하나였지만, 2015년 탄생한 스타트업이란 생각을 갖고 지난 10년간 우리만의 브랜드를 구축해왔다”며 “지난 10년 성적이 100점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수우미양가에서 수는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민규 현대차그룹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 지역의 '폴 리카르 서킷'(Circuit Paul Ricard)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출신으로 2015년부터 제네시스 디자인을 이끌어온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제네시스는 제가 창조해낸 자식과 같다”고 했다. 이어 “다른 브랜드들은 모델 하나 내보고 효과를 검증하며 천천히 라인업을 구축하는데, 제네시스는 굉장히 단기간인 10년만에 9개의 모델을 동시 구축했다”며 “제네시스가 브랜드에 굉장한 확신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제네시스는 향후 10년의 초점을 ‘모터스포츠’에 두고, 고성능 차량인 ‘마그마’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년 1월 출시하는 첫 양산 모델인 고성능 전기차 ‘GV60마그마’는 최고 650마력의 출력을 내며, 멈춘 상태에서 시속 200㎞에 10.9초 만에 도달한다. 포르셰나 BMW M, 벤츠의 AMG처럼 폭발적으로 달릴 수 있는 고급차를 원하는 수요를 노린 제품이다.

제네시스는 이를 통해 현재 연 22만5000대인 판매량을 2030년까지 55% 성장한 35만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35만대의 10%가량을 마그마 라인업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글로벌디자인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21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송 부사장은 “마그마를 개발할 때, 가장 먼저 참고했던 것은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라며 “트랙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차가 아니라, 럭셔리 모델 중에서 신사 혹은 숙녀를 선택하고 싶었고 때때로 그들이 운전의 스릴을 느끼고 싶을 때 어떤 모델을 찾게 될까가 우리의 영감이었다”고 했다. ‘마그마’란 이름에 대해 그는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마그마가 얼마나 에너지가 넘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며 “고객들에게 마그마처럼 ‘이 차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일까’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미공개인 GV60 마그마 가격에 대해선 “다른 고성능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7~10%의 가격 프리미엄을 붙이는데, 제네시스는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두진 않을 것”이라며 “우선은 가치를 높이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정도의 가격을 선정할 계획이고, 제공하는 가치보다는 가격을 조금 내릴 것”이라고 했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마그마의 첫 양산차 'GV60 마그마'. /현대차그룹

유럽 ‘빅3’를 비롯해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 대해, 송 부사장은 “우리는 배울 것이 너무 많다”며 “도요타 렉서스에겐 품질에 대한 노력과 노하우를, 벤츠와 같은 독일 업체로부턴 100년간 쌓아온 엔지니어링을, 중국 기업으로부턴 빠르게 ‘타임 투 마켓(제품 출시 속도)’을 하는 신속함과 속도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경쟁은 우리에게 챌린지(도전)를 주고 우린 배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동커볼케 사장은 “1990년대엔 일본차들의 물결이었는데 이제는 중국의 시대인 것 같다. 15년만 있으면 인도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며 “역사는 계속 반복되고, 결국 다른 브랜드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경쟁을 통해 제네시스도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 유럽법인장(부사장)이 21일 열린 간담회에서 유럽 시장 전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네시스는 판매 대부분이 한국과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고, 세계 모터스포츠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 유럽법인장(부사장)은 “독일의 ‘빅3’와 똑같이 경쟁해선 성공할 수 없고 우리만의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며 “고성능과 시장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인테리어, 그리고 고객을 귀하게 대하는 한국의 ‘손님(SON-NIM)’이라는 포괄적인 서비스 철학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은 프리미엄 고객들의 서비스 기대치가 매우 높은만큼, 세일즈 거점을 많이 여는 것뿐 아니라 5년간 제공하는 케어플랜(care-plan)을 통해 차량 픽업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선 경험못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