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폴란드 그단스크로 가는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에 K2 전차를 싣는 모습.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 K방산의 대표 베스트셀러 무기의 해외 수출이 늘면서,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때아닌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 운반선을 통해 전차와 자주포를 실어 나르는 ‘방산 물류’라는 신사업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3일 자동차 운반선을 통해 K2 전차 20대와 K9 자주포 21문을 폴란드 그단스크항까지 운송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의 제품을 수출할 때 항구에서 별도 인력들이 일일이 차량을 배 내부로 운전해 들어간 후, 움직이지 않게 결박하는 ‘RORO’(Roll On-Roll Off) 방식을 쓴다. 전차와 자주포 역시 자가 동력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만큼 크레인으로 배에 싣지 않고 자동차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송했다.

방산 무기같이 컨테이너 등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크고 무거우면서 상품별로 규격도 제각각인 화물을 브레이크 벌크(Break Bulk)라고 한다. 방산 수출이 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브레이크 벌크 매출은 작년 약 1390억원에서 올해 3300억원으로 약 1.4배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 전차·자주포를 자동차 운반선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회사는 현대글로비스가 유일하다. 올해 들어서만 현대글로비스는 K2 전차 124대, K9 자주포 60문을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지로 운송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을 활용한 브레이크 벌크 시장을 집중 공략해 신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K2 전차의 경우 2022년 폴란드와 맺은 1차 계약 물량 180대 중 상당수가 수출됐고, 지난 7월 맺은 2차 계약 117대 물량이 남아있다. K9의 경우 세계 10국이 도입한 K방산 대표 베스트셀러로, 한화가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로 공급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등 앞으로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현대글로비스는 방산뿐 아니라 중공업용 발전 설비나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SK온 등이 만드는 ESS(에너지 저장 장치)용 배터리 등의 물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