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14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오토랜드 화성에서 '기아 화성 EVO 플랜트 East준공식 및 West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보 플랜트 이스트 차체 용접 생산라인 모습./기아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목적 맞춤형 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 전용 공장 ‘이보 플랜트(EVO Plant)’의 문을 열었다. 기아는 14일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에서 이보 플랜트 이스트동 준공식 및 웨스트동 기공식을 열고, 총 4조원을 투입하는 PBV 생산 허브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보 플랜트는 기아의 두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이자 첫 PBV 전용 공장이다. 이보 플랜트라는 이름은 진화를 뜻하는 ‘이볼루션(Evolution)’과 공장을 뜻하는 ‘플랜트(Plant)’를 합친 말이다.

화성 공장 내 30만㎡(약 9만여 평) 부지에 조성되는 이보 플랜트는 고객의 업종과 목적에 따라 좌석, 내부 구조, 도어, 적재 공간 등을 바꿔 주는 모듈형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 휠체어를 자주 싣는 고객에겐 2열 좌석을 빼고 휠체어용 공간을 만들어 주고, 배달 사업자를 위해서는 좌석을 짐칸으로 개조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

◇기아, 경상용차 겨냥

기아는 두 동의 PBV 전용 공장을 구축해 연산 25만대 규모의 PBV 생산 허브로 활용한다. 이날 준공된 이스트동은 연산 10만대 규모로, 올해 출시된 첫 PBV 모델인 ‘PV5′를 생산한다. 웨스트동은 2027년부터 대형 PBV 모델을 연간 약 15만대씩 만들 예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이스트동 준공식 및 웨스트동 기공식에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기아 전기차 451만대 중 58%인 263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보 플랜트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팩토리다. 이날 이보 플랜트 이스트동 컨베이어 벨트 위에선 대형 로봇 팔이 대형 부품을 들어 자동차 대시보드 안쪽에 위치시킨 뒤, 이를 고정하는 작업까지 물 흐르듯 수행했다. 기아 측은 “AI에 기반한 로봇 팔이 자체적으로 위치를 인식하고 이동·체결 작업을 진행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근로자의 골격 질환 및 중대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AI·무인차량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차체 공정엔 무인 운반 차량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적용해 공장 내 지게차·견인차 이동을 최소화했다. 도장 공정에는 탄소와 유해물질 배출을 20%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조립 공정은 컨베이어 라인에 더해 다양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셀(Cell) 생산 방식을 같이 도입했다. 같은 라인에서 목적·규격·내부 구성이 다른 PBV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PBV를 승용차와 구분 짓는 핵심 시설인 ‘컨버전 센터’도 구축된다. 6만3728㎡ 규모의 이 센터는 PV5 플랫폼을 기반으로 캠핑카·특장차·탑차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생산하는 ‘후가공 전문 공장’이다.

승용 전기차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의 공세가 거센 상황이다. 반면 PBV 시장은 아직 글로벌 선도 기업이 없는 ‘공백 상태’다. 이보 플랜트는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아의 전략이 처음으로 구현되는 시험장인 셈이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K모빌리티 글로벌 선도 전략’을 발표하며 지원에 나섰다.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늘리고, 노후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전기차 전환 지원금’도 신설한다. 또 500억원 규모의 ‘미래차 산업 기술혁신 펀드’를 조성해 내연차 부품 업체의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의 전환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