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문서화 한 ‘조인트팩트시트(JFS)’가 14일 공식 발표되면서 자동차·조선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들 업계는 수출 채산성 개선, 북미 시장 점유율 회복 등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관세협상에서 제외된 철강업계는 ‘관세율 50%’를 적용받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날 한국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무역 합의 세부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11월 1일부로 새로운 관세율을 소급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자동차그룹이자 글로벌 3위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면서 “현대차, 기아는 앞으로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나가겠다”고 했다.
한국산 자동차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25% 관세로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는 협상 이후 발표가 지연되면서 미국과 일찌감치 협상을 마친 일본·유럽산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를 부담해왔다. 대신증권은 대미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 현대차그룹의 내년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수출차의 상대적 우위(2.5%)가 사라진 만큼 향후 일본 브랜드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이었던 조선업계는 공동 설명자료에서 다시 한번 한미 조선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을 크게 반기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의 모그룹인 한화그룹은 “한미 관세 및 안보협상 팩트시트가 확정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헌신한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한화는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국가적인 방향에 맞추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에 대한 추가 투자와 한미 조선협력의 적극적 지원도 약속했다.
한화그룹은 “한미 양국의 동맹 및 안보 강화를 위한 결정에 따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투자 및 확장은 물론 지역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면서 “또 거제조선소의 기술과 역량을 미국 필리조선소 등 현지에도 접목해 최고의 한미 안보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조선업 재건 소요에 맞춰 조선소 추가 투자를 통해 상선은 물론 추후 함정 건조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철강사들은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에 현재 관세율 50%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철강뿐 아니라 변압기·가전·볼트·너트 등 철강이 포함된 400여 개 파생상품에도 관세율이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게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 수출에도 큰 애로사항이 더해진 상황”이라면서 “관세율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에 미 당국과의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관세 협상 타결 중 철강 관련 내용은 별도로 언급이 없어 별다른 입장은 없다”면서 “정부 측과 소통하며 철강 관세 관련 모니터링은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