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5조700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6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시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준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LCI는 축구장 150곳 크기인 110ha(헥타르) 규모다. 연간 에틸렌 100만t(톤),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 35만t, 부타디엔 14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다. 2022년 착공해 지난 5월 완공했고 지난달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신동빈 회장은 “신공장이 20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석유화학 산업은 연평균 5%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플라스틱,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비례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8000만명에 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4.9%(블룸버그인텔리전스)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재료인 에틸렌의 현지 자급률이 44%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에서 축적한 설계 기술과 에너지 효율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LCI 착공 당시인 2022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0년대 들어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공급과잉에 빠졌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대규모 구조 조정을 진행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다. 롯데케미칼도 2022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