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구조물이 무너져 있는 모습. /뉴스1

지난 6일 울산 동서발전 화력발전소 철거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036년까지 폐쇄해야 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28기(基)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 연한인 30년을 넘긴 발전소가 많은 데다, 현 정부의 ‘2040 석탄화력발전 완전 퇴출’ 방침까지 맞물려 철거 움직임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제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바탕으로 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석탄발전 폐지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6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61기 중 28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한다. 2년 뒤인 2038년까지는 12기의 문을 추가로 닫을 계획이다. 태안화력발전 1호기가 다음 달 폐쇄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하동 1호기, 보령 5호기, 태안 2호기 등 3기가 차례로 문을 닫는다.

이미 가동을 멈추고 철거를 기다리는 발전소도 상당수다.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 1·2호기는 2021년 영구 폐쇄됐지만, 인근 3·4호기가 가동 중이라 안전 문제로 철거를 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중부발전도 2020년 보령 1·2호기가 폐쇄됐지만 인근 3~6호기가 가동 중이라 철거가 미뤄진 상태다. 한국서부발전도 올 1월 평택 기력발전소 가동을 종료했다.

현재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석탄화력발전소는 가동 연한인 30년이 지나면 폐쇄하거나 LNG(액화천연가스)발전 등으로 전환하는데, 정부의 탈석탄 움직임으로 수명을 다 채우지 않고 폐쇄되는 발전소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의 50~60% 또는 53~60%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앞서 논의됐던 ‘48% 감축도 무리’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최소 50%’로 더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2040년 기준 가동 연한 30년 미만인 발전소는 21기에 달한다.

철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발전 업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화력발전소 보일러 설비는 크고 복잡한 데다 30~40년 전에 만든 설비를 해체하는 작업이다 보니 위험 요소가 많다”며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공공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는 법령 정비까지 추진되고 있어 철거 계획을 짜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울산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자 기후부는 6일 철거가 진행 중인 다른 화력발전소의 해체 작업을 중단시켰다. 작년 7월 철거 작업을 시작한 호남화력 1·2호기를 비롯해, 지난 5월 발파를 마치고 잔재물 처리를 진행 중이던 충남 서천화력도 공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