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과잉이 심화된 철근·형강 등 범용 철강 제품의 설비를 줄이고, 특수탄소강과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는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탄소 감축 압력으로 위축된 국내 철강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고부가·저탄소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철근·형강 등 공급과잉 품목을 중심으로 설비 규모 조정에 착수한다. 특히 수입재 침투율이 낮은 철근을 대상으로 ‘기업활력법’상 사업재편 절차와 세제 인센티브를 연계해 자발적 설비 감축을 유도한다. 필요시 국회 협의를 거쳐 ‘철강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형강·강관 등은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지원하고, 열연·냉연·아연도강판 등은 수입재 대응을 선행한 뒤 단계적으로 감산 여부를 검토한다.
정부는 범용재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특수탄소강·AI(인공지능)·수소환원제철을 3대 축으로 한 미래 투자도 병행한다.
2030년까지 10대 핵심 특수탄소강 품목에 2000억원 규모의 R&D(연구개발)을 진행해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용 고망간강, 자동차 경량화 강판, 방산·우주항공용 특수강 등 고부가 신소재 시장 점유율을 현재 12%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걸 목표로 한다.
또 포스코·KG스틸·대한제강이 참여하는 ‘AI 팩토리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철강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2026년까지 철강산업 전 주기에 걸친 AI 실증체계를 구축한다.
저탄소 전환을 위해서는 총사업비 8조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 상용화에 나선다.
글로벌 통상 환경 대응도 강화한다. 정부는 미국의 철강 50% 관세, EU(유럽연합) 세이프가드의 TRQ(수입할당) 전환 제안 등에 대해 양자 협의를 병행하며, 수출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미 관세협상 후속지원대책’을 토대로 4000억원 규모의 ‘철강 수출공급망 강화 보증상품’, 1500억원 규모의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 이차보전사업’을 신설해 관련 기업의 정책금융 접근성을 높인다.
불공정 수입재 유입을 막기 위한 대응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수입 철강재에 대한 품질검사증명서(MTC) 도입을 의무화해 조강국과 품질 확인을 강화하고, 제3국 및 보세구역을 통한 반덤핑 관세 회피를 차단하는 등 우회 덤핑 규제를 강화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철강산업의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