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모습. (오른쪽부터)1,2,3,4호기다./ 김동환 기자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이달 중순 본격적인 해체 공사에 들어간다.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는 터빈과 발전기부터 해체를 시작해, 2037년에 모든 작업을 끝마치게 된다.

4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서울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에서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 공사’ 낙찰자로 선정된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비관리구역이란,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구역을 말한다. 터빈과 발전기 등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방사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영역이다.

원전은 원자로가 포함된 ‘1차 계통’에서 만든 열에너지로 고온·고압의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2차 계통’의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이 중 전기를 만드는 역할만 하는 2차 계통부터 해체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이 공사에는 약 30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컨소시엄에는 두산에너빌리티와 HJ중공업, 한전KPS 등이 참여했다. 계약은 총 184억원 규모다.

가압경수로형 원전인 고리 1호기(595MW)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원전이다. 지난 40여 년간 가동된 후 2017년 6월 영구 정지됐다. 이번 해체 사업은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종 해체 승인을 받은 후 이뤄지는 첫 공사다. ‘국내 원전 해체의 첫 단추’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리 1호기는 이달 중순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설비부터 해체 공사에 착수해, 건물 내 석면과 보온재를 우선 철거한 후 터빈 건물 설비부터 단계적으로 해체해 나가게 된다.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 공사가 끝나면 2031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 뒤, 방사선 관리 구역에 대한 해체를 거쳐 2037년 해체를 끝마칠 계획이다.

이번 해체 사업에 참여하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김종두 사장은 “국내 원전 첫 해체 사업인 고리 1호기 해체의 첫 단계를 두산에너빌리티가 맡아 뜻깊게 생각한다”며 “수십 년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공사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