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미국 외 해외시장 진출 러시는 이커머스를 통한 ‘저가 상품 직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3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중국의 ‘간이 통관 절차 대상이 되는 저가 물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9% 늘어난 868억7800만달러로 나타났다. 중국 입장에서 수출 장벽이 생겼음에도 지난해(45.9%)와 유사한 고속 성장을 하며 ‘선방’한 것이다. 통상 당국 등은 이 저가 물품이 대부분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를 통해 수출되는 이른바 ‘소액 직구품’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트럼프 정부가 올 초 27%였던 대중 상호 관세를 현재 47%까지 인상하는 한편, 800달러 이하 해외 직구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소액 소포 면세 제도’도 폐지했다. 하루 최대 400만건에 달하는 자국민의 ‘알·테·쉬’ 직구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도 중국 기업들이 저가 물품 수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자국 대형 이커머스를 등에 업고 동남아·중남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인 앤드 컴퍼니는 지난달 중국 이커머스 현황 리포트에서 “중국 이커머스가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국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절반을 접수했다”며 “관세로 인해 중국 소매업의 국제화가 중단되기는커녕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계 이커머스는 인도네시아(44%), 태국(44%), 베트남(30%), 필리핀(51%) 등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브라질(14%)과 멕시코(22%)에서도 선방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지난 9월 중국 이커머스 ‘테무’를 이용한 라틴아메리카 유저가 올 1월에 비해 143% 늘어나는 등 중국발 저가 물품 상륙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발 이커머스의 확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외 국가들도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제재 카드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올해 150유로 미만 물품에 적용하던 ‘무관세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고, 멕시코·칠레·에콰도르 등 남미 주요 국가도 소액 소포 면세 제도를 폐지하거나 관세를 기존보다 올리기로 했다. 남선우 코트라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은 “중국 이커머스가 중남미 각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이 다시 저가에 재판매되는 일이 늘었다”며 “이 때문에 피해를 당한 각국 소매·제조 업체 등의 반발과 제재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