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엑셀 등 수작업으로 정제 마진을 분석하고 예측했는데 이젠 AI를 통해 특정 시장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 코딩해 시각화된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시장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GS타워 27층. GS칼텍스가 ‘WoW(Way of Work), AI’를 주제로 연 ‘딥 트랜스포메이션 데이(Deep Transformation Day·DT Day)’ 행사 부스 20여 곳은 각 부서 직원들로 붐비고 있었다. 원유 구매·시장 분석·설비 관리·공정 제어부터 홍보·재무까지, 각 부서의 AI 적용 사례가 폭넓게 공유되는 장이었다.
DT Day는 GS칼텍스가 업계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마련한 현장형 사내 행사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회사는 다양한 디지털·AI 전환(DAX)을 통해 실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이은주 DX센터장은 “DX를 통해 회사의 디지털 기반이 어느 정도 완성됐는데 이를 AI와 접목하니 훨씬 더 효과적인 밸류 체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목격했다”며 “이에 상호 보완적 관계의 DX와 AX를 결합해 추진하는 DAX로 나아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여수 공장 등 현장에서도 생산 계획·공정 운전 최적화, 탄소 배출 저감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AI 진동 분석으로 설비 이상을 조기 감지하고, 과거 수학적 모델에 의존하던 공정 최적화는 AI 모델로 원유에서 각 제품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정밀 계산하는 방식 등이 눈에 띄었다. 강재민 디지털혁신팀장은 “GS칼텍스가 산업통상부의 AI 팩토리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선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공정 최적화, 탄소 배출 저감 등에서 수행한 국책 과제는 동종 업계를 넘어 여수산단 등에 위치한 중소기업들에도 무료 배포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행사장에선 설비 관리 통합 플랫폼 ‘에셋 플러스(Asset Plus)’, 공정 운영 최적화 플랫폼 ‘OOP(Operations Optimization Platform)’, 에너지 통합 관제 및 AI·ML 기반 최적화 시스템 ‘LCEMS(Lower Carbon Energy Management System)’ 등이 소개됐다. LCEMS는 에너지 사용량·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시스템에서 자동 수집·계산해 생산본부가 실시간 조회하도록 했고, 히터·열교환기·펌프 등 에너지 다소비 설비의 최적 운전점을 사전 예측하는 기능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LCEMS) 개발을 시작해 현재 70~80% 가까이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며 “최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미 에너지 통합 관제는 현업에서 데이터 검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객·파트너 접점에서도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반복 문의에 답하는 사내 챗봇, 주유소 운영 효율을 돕는 ‘파트너 플러스’ 앱, 고객 경험 디자인으로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6관왕을 받은 ‘에너지플러스’ 앱 등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에 AI를 결합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 결정,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협업이 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변화의 중심엔 언제나 사람이 있다”며 “AI를 통해 더 스마트하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Way of working)을 혁신하고 GS칼텍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