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나흘간 진행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31일 막을 내렸다. AI(인공지능) 생태계, 공급망 협력, 바이오, 디지털 화폐 등 핵심 이슈를 다뤄온 CEO 서밋은 마지막 날엔 AI 시대에 대응하는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에 대한 논의가 핵심을 이뤘다.

31일 오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을 맡았던 최태원(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 CEO 서밋을 이끌 런훙빈(오른쪽)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에게 의장 의사봉을 건네주고 있다. /뉴스1

특히 원자력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은 한국과의 협업이 필수란 점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AI 시대 에너지 수요 증가와 지속 가능 미래 차세대 원자력 역할’ 세션에서, 미국 테라파워의 크리스토퍼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인구가 100억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제권이 에너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원자력이 필요하다”면서 “앞선 기술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업이 필수”라고 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업이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에서 합작 회사 설립을 논의 중인 미 웨스팅하우스(WEC)의 개빈 리우 아시아 지역 대표 역시 “WEC는 지난 50년간 한국의 (원자력) 기술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고, 아랍에미리트와 체코에 이어 다른 나라에도 팀코리아와 함께 수출하길 원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미국산 LNG’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점에도 공감했다. ‘아시아 태평양 LNG 협력’ 세션에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LNG는 더 이상 ‘브리지 연료(Bridge Fuel)’가 아닌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AI 시대를 이끌 ‘파트너 연료(Partner Fuel)’”라고 했다. 이어 “유럽 천연가스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공장을 돌리고 가정을 따뜻하게 지켜준 것은 바로 미국산 LNG”라고 했다.

CEO 서밋은 이날 오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내년 베이징에서 열리는 CEO 서밋 의장인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런훙빈 회장에게 의사봉을 넘기며 공식 폐막했다. 이성우 CEO 서밋 추진단장은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번 서밋이 한국의 대외 신인도 제고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맡은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도 이날 ABAC이 도출한 APEC 회원국 소속 기업들의 정책 권고안을 APEC 정상들에게 직접 전달하며 약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