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2025 경주 APEC CEO 서밋’ 특별 연설로 1박 2일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1시쯤 APEC CEO 서밋이 열리는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의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있는 이 나라는 매우 특별한 나라”라며 “한국은 미국의 소중한 친구이자 우방국”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전을 가진 혁신가들, 가장 뛰어난 각지에서 오신 분들 앞에 서게 돼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분”이라며 “오늘 오후에 별도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 국민은 경제적 기적을 만들었다”며 “배울 게 많고 존경할 만한 국가”라고 했다. 이어 “산업 강국이자, 자유로운 사회이고, 민주주의와 번영하는 문명을 가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됐다”며 자신의 업적을 늘어놨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강조하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와 관련된 발언도 내놨다.
그는 “미국은 과거와 달리 더 이상 배를 건조하지 않는지만 한국은 조선 산업이 아주 발전해 있다”며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분(한화오션)이 객석에 있을 텐데, 필리조선소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곧 타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상호호혜적인 무역 합의를 타결 중”이라며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 무역 합의를 했고 한국과도 곧 타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베선트 등도 객석 지켜
미 국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에선 일제히 기념 사진 촬영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띄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USTR 대표 등 백악관 주요 인사들도 객석에 앉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소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호명하며 “그는 정말 터프한 협상가라고 하더라”며 “한국이 그보다 덜 뛰어난 인재를 보내길 원했는데, 한국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농담도 했다.
◇트럼프 첫 일정부터 ‘지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통해 12시 30분쯤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보조 헬기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로 갈아탄 뒤, APEC CEO 서밋이 열리는 경주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했다. 예술의전당으로 진입해 차창 밖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이날 오전 12시로 공지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APEC CEO 서밋 특별 연설은 한 시간 넘게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의 소개 멘트 뒤에도 수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관중들은 자리에 서서 트럼프의 등장을 기다렸다. 일부 인사들은 그 틈을 타 베선트·러트닉 장관 등과 웃으며 기념 셀카 등을 찍기도 했다.
◇CEO 서밋 마친 트럼프, 정상회담장으로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8월 말 미 워싱턴DC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의 만남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경주에 입성하면서 경찰은 경북 전역에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최고 수준의 보안·경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날 APEC CEO 서밋이 열린 예술의전당 역시 참가자들이 소지한 카메라·노트북을 일일이 켜보는 한편, 가그린 등 밀봉된 액체류를 뜯어 확인하는 등 삼엄한 보안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