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최를 앞둔 27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인근에 행사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 대해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하기엔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한국 주최 측의 우려: 유서 깊지만 호텔이 부족한 도시’라는 기사를 통해 “K팝 발상지인 한국은 경주에서의 행사를 통해 자국의 문화적 뿌리를 자랑하고 싶어 하지만, 방문자 대다수가 먼저 한 생각은 ‘어떻게 가고, 어디에 머물 것인가’였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경주는 유네스코 문화재 등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천년고도이지만, 일주일 동안 미국·중국 정상 외 글로벌 기업 CEO 등 총 2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하기엔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NYT는 경주에 국제공항이 없고, 귀빈들과 대기업 대표단을 수용할 고급 호텔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호텔 부족으로 포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이 임시 호텔로 활용되고 있는 점, 기자단이 숙박비가 급등하는 가운데 숙소 마련에 애를 먹었다는 점 등을 소개했다.

또 한국 정부가 경주 일대 호텔·콘도·기업 연수원 등을 프레지덴셜 스위트(PRS)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끝에 정상급 인사들의 숙소는 확보됐지만, 일부 기업 임원들은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정상들의 만찬장이 회의를 앞두고 변경된 점도 혼란을 부추겼다고 적었다. 만찬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 건립된 목조 건물이 적은 규모, 화장실·조리 시설 부족 등으로 막판 ‘용도 부적합’ 판정을 받아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경주가 풍부한 문화유산으로 개발이 엄격히 제한됐던 점, APEC 개최지가 경주로 결정된 이후 한국에서 계엄·탄핵 정국이 벌어진 점도 행사 준비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는 한국 정부가 2년 전에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을 빚었지만, 이후 이어진 계엄·탄핵 정국과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으로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 보도에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연인원 2만 명이 투숙가능한 충분한 숙박시설을 민관협력을 통해 마련했다”며 “예약률은 전체 투숙 가능 숙박시설의 50% 정도로 정상회의 기간 중 숙박시설 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숙박업주들의 자발적인 자정 노력과 경주시의 모니터링 등을 통해 현재 예약 가능한 숙박업소 요금은 가을 단풍 성수기임을 고려할 때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