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재계와 조선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후보지로는 국내 ‘빅3’ 조선소인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력한 방문지로는 한화오션 거제조선소가 꼽힌다. 한화그룹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대표 주자가 됐다.
마스가란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에 착안해 조선업 부흥을 강조하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사 회장이던 1998년에도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의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건조 중인 선박을 둘러보고, 즉석에서 개인 요트를 발주한 바 있다. 이번 방한에서도 조선업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이 재확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하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도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조선소는 헬기 이착륙장과 귀빈실을 갖추고 있어 최소 동선으로 방문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어 실제 방문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입국 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APEC CEO 오찬 기조연설과 정상 만찬 등을 소화한다. 다음 날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대신 조선소 방문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아직 세 조선소 모두 공식적인 일정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APEC 참석 이후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및 유지·보수 사업과 관련해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조선소를 찾는다면 마스가에 대한 상징적 지지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소 방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