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산업계의 시선이 이달 28일부터 나흘간 대한민국 경주로 쏠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 포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2025가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에 앞서 개최되는 이번 서밋에는 APEC 회원국 정상급 인사 16명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1700여 명이 모여 초격차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 핵심 이슈를 논의한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의장을 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총출동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AI(인공지능) 혁명의 중심에 있는 빅테크 거물들의 참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서밋 참석을 위해 15년 만에 공식 방한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참석이 유력하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참석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세 사람은 미국이 추진하는 50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주축이다. 스타게이트 참여를 발표한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함께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번 CEO 서밋에서는 미·중 경쟁이 촉발한 관세전쟁과 공급망 경쟁, 각국의 무역 보호주의 강화, AI 혁명, 에너지 대전환 등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부터 1박 2일간 방한해 CEO 서밋 등 APEC 정상회의 주간의 일부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경제·산업의 핵심 이슈 다룬다
올해 APEC CEO 서밋의 주제는 ‘Bridge, Business, Beyond(3B)’다. 경계를 넘어 혁신적인 기업 활동을 통해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자는 의미다. 29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20개 세션에서는 소버린 AI 전략, AI 반도체 인프라 프로젝트 등 글로벌 산업계의 첨예한 이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최전선인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역시 가장 크다. 기조연설을 하는 젠슨 황뿐 아니라 손정의 회장과 맷 가먼 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글로벌 인사들과 최수연 네이버 CEO, 이홍락 LG AI연구원장 등이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대니얼 핀토 JP모건 부회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마티아스 코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 경제·금융계 인사들과, 중국 CATL 쩡위췬 회장, 일본 히타치그룹 도쿠나가 도시아키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CEO 등도 참석한다.
◇한국 경쟁력도 널리 알린다
대한상의는 올해 CEO 서밋을 차별화하는 차원에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글로벌 CEO들이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기로 했다.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투자·협력 기회를 구체적으로 발굴한다. 우리 주요 기업들이 기술력을 소개하는 행사를 별도로 연다. AI 분야에선 SK그룹이, 방산과 조선 분야에선 각각 한화와 HD현대가 나선다.
이성우 APEC CEO 서밋 추진본부장(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한국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모든 참여자가 막판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번 APEC의 경제 효과는 약 7조4000억원, 고용 창출도 2만2000명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