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1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미 플로리다에서 골프 회동을 했다. 트럼프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모인 이들은 만찬까지 포함해 하루 일정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미 투자에 감사 표하며 독려
이날 모임은 남아공의 전설적인 골퍼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 축하 차원에서 트럼프가 제안을 하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인들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기업 총수들에게 그간의 대미 투자와 앞으로의 지속 투자 의지에 대한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관련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조선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독려했다고 한다.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담 기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통해 여러 정상과 발전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한국 총수들, 트럼프와 같은 조에선 못 쳐
우리 기업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지만, 같은 조에서 골프를 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 회장, 게리 플레이어, 미 프로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와 동반했다고 한다. 행사의 명분이 플레이어 생일 축하였고 손 회장이 총무 역할을 한 점을 반영한 조 편성인 셈이다. 게리 플레이어는 2021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민간인 최고 훈장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받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적인 모임에 VIP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360야드(330m) 장타’로 유명한 디섐보는 세계 랭킹 22위의 골프 선수다. 디섐보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와 참전 용사를 위한 ‘자선 동반 라운드’를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화제를 모으는 등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작년 11월 6일 당선자 신분이던 트럼프는 웨스트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연설 중 “오늘 여기 US오픈 챔피언이 있다”며 디섐보를 불렀다. ‘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쓴 디섐보가 무대에 오르자 트럼프는 “그는 나보다 조금 더 길게 친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