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사진> HD현대 회장이 취임 첫 메시지를 내고 “우리 모두가 한뜻으로 뭉쳐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 빌더(미래 개척자)’가 되자”고 했다.
정 회장은 20일 전사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 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 지금 우리 그룹이 당면한 경영 환경은 매우 엄중하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과 그 DNA 덕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HD현대그룹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그가 지난 17일 회장직에 오르면서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가 37년 만에 부활했다.
정 회장은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식 이후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우리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전력을 다해 실행해서 결국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한국의 조선업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등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선업은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중국의 시장 잠식이 모든 선종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리의 주력 선종인 LNG선의 글로벌 발주량은 작년 93척에서 올해는 지금까지 37척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 속에서도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 사업에서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라는 우리만의 조선소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면서,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차이를 줄여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친환경 기술 등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미국 관세와 초대형 경쟁 업체의 시장 잠식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설기계 사업과 정유·석유화학 사업에 대해서도 신시장 개척과 신사업 발굴 등에 힘쓰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