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6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난다고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에너지 분야 업무보고에 출석해 “재생에너지가 늘면 나중에 전기요금이 상승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이 많다”는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국제 에너지 기관들에선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 가장 싼 에너지로 돼 있다”며 “한국은 아직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오지 않아 재생에너지 요금이 조금 더 비싸지만, 최근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 했다. 그리드 패리티는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이 화석연료 발전 비용과 같아지는 시점을 뜻한다.

김 장관의 발언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할수록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점점 낮아진다는 현 정부 논리와 같은 것이다. 산업통상부가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전원별 LCOE 추산 비용’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비용은 2022년 kWh(킬로와트시)당 102~132원에서 2036년 54.8~99.1원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그러나 구자근 의원은 “이 추산치에는 주민 토지 보상과 백업 전원, ESS(에너지저장장치)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당장 국민의 전기 요금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결국 한국전력이 조용히 이 폭탄을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월 1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전기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국민에게 적극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후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현재 35GW(기가와트)인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 78GW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발전 비중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5%에서 2030년 33%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기후부는 업무보고에서 원전 해체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에 사용되는 원전 사후처리 비용의 현실화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원전 사후처리 비용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방사성 폐기물 처리, 원전 해체 등 3가지 비용으로 나뉜다. 이들 비용은 모두 원전 단가에 반영된다.

현재 부담금 기준은 다발당 경수로형 3억1981만원, 중수로형 1320만원인데, 2013년 책정된 기준이다. 그간 원전 사후처리 비용 현실화를 위한 시도가 몇 차례 있었으나 실제 비용 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원전 업계는 경수로형의 경우 분담금이 다발당 6억1000만원 수준으로 90% 이상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기후부는 전력 소비가 많은 수도권 등의 지역은 전기 요금을 인상하고 발전소 인근이나 전력 소비가 적은 지역은 전기료를 낮추는 식으로 차등을 두는 ‘지역별 전기요금제’는 도입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도입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역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연구용역 등을 거쳐 도입 방안을 천천히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부는 전기 요금 심의·의결 기구인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감독원’(가칭) 신설도 추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