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품 중소기업들, 쿠팡 통해 고속 성장. 산지 직송으로 매출 38배 뛰어.”
쿠팡이 9일 이런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대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치열한 식품 시장에서 쿠팡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갖춰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의 중소 식품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쿠팡은 지난 1일에는 온라인 접속만 해도 강제로 쿠팡 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 광고’를 반복해 온 파트너사 10여 곳을 형사 고소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뒤에는 전국상인연합회와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배달 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최근 자사의 공생 노력을 강조하는 자료를 집중적으로 냈습니다. 지난 1일 ‘배민, 소상공인 2000여 명 금리 부담 줄였다’는 제목의 보도 자료에서 ‘올 들어 2000여 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600억원이 넘는 대출 보증을 진행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루 뒤에는 경북 구미시와 지역사회 ‘동반 성장 상생 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의 자료도 배포했습니다.
두 업체가 비슷한 시기 집중적으로 이런 보도 자료를 뿌리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국회 국정감사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는 13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습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이끄는 김범석 대표도 정무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두 회사가 수수료나 거래 공정성을 둘러싸고,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인들로부터 자주 비판의 대상이 돼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잇따른 보도 자료는 창업주나 CEO(최고경영자)가 국감장에서 심하게 질책당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완충제 차원인 셈입니다.
기업인을 불러 망신만 주다 끝나는 국감에 대해선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쿠팡과 배민의 고충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 상거래와 배달 앱 분야에서 각각 압도적인 선두인 두 회사가 위상에 맞는 당당한 홍보를 했으면 합니다. 진짜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업 전략을 마련하는 게 옳은 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