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하이브리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순수 전기차(EV)로 넘어갈 때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외부 전력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차)를 앞세워 영향력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2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BYD는 지난 8월 유럽연합(EU)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1% 많은 9130대를 팔아 테슬라(8334대)를 앞질렀다. BYD의 7월 판매량도 테슬라(6600대)보다 많은 9698대다. ACEA는 올해 7월부터 BYD의 월간 판매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BYD의 올해 1~8월 EU 누적 판매량은 6만7632대로 테슬라(8만5673대)보다 적지만, 최근 가파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BYD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모델 '씰(SEAL) U DM-i'

BYD가 유럽에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PHEV 제품군 확대가 꼽힌다. BYD를 비롯한 중국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10월부터 부과된 EU의 전기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유럽에선 PHEV 인기가 높은 상황으로, 지난 8월 순수 전기차와 PHEV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율은 각각 30.2%, 54.5%를 기록했다.

BYD는 세단인 친(Qin) 플러스 DM-i, SUV인 씰(SEAL) U DM-i·송(Song) 프로 DM-i 등의 PHEV를 선보였다. 작년에는 브랜드 첫 픽업트럭 샤크, 이달 초에는 첫 왜건 실 6 DM-i 투어링을 PHEV 모델로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 PHEV 시장에서 씰 U DM-i는 가장 많이 팔린 차 3위를 기록했다.

BYD는 내년 중 한국에도 PHEV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씰 DM-i, 친 DM-i, 송 DM-i을 유력 모델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처음 진출한 BYD는 현재 국내에서 순수 전기차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을 판매하고 있다.

BYD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2022년부터 전기차(PHEV 포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판매량은 약 420만대로 테슬라(179만대)를 크게 앞섰다. 순수 전기차만 보면 테슬라 판매량이 약 3만대 많다. BYD의 작년 매출은 1070억달러(약 150조원)으로 테슬라(977억달러·약 137조원)를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