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충동 신라호텔./뉴시스

서울 신라호텔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애꿎은 유탄을 맞았다. 중국이 APEC 기간 객실과 연회장 등 호텔을 통째로 쓰겠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했기 때문이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11일 신라호텔에 정상회의를 전후해 나흘 간 호텔 전체 대관을 요청했다. 신라호텔은 논의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호텔 측은 결혼식을 예약한 8쌍과 객실을 예약한 100여명에게 “정부 행사로 예약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날벼락을 맞은 예비 부부들에겐 결혼식을 내년으로 변경하면 예식비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제안했다.

상황은 지난 27일 중국 측이 대관을 취소하면서 다시 바뀌었다. 중국 측은 예약금도 예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측은 막아뒀던 객실 예약을 재개했다. 결혼식 일정을 내년으로 바꾼 예비 부부들에게도 부랴부랴 연락해 “종전대로 예식이 가능하다”고 알렸다고 한다.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친 신라호텔은 최초 일정대로 결혼식을 하더라도 비용 일부를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라호텔의 예식 비용은 2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신라호텔로선 중국의 오락가락 행보에 최소 수억원, 최대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