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해군의 군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t(톤)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이 정기 정비(Regular Overhaul)를 위해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염포 부두에 입항했다고 30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첫 미 해군 MRO 수주 사업으로, 지난 8월 초 수주한 이 선박은 길이 210m, 너비 32m, 높이 9.4m 규모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정비를 시작, 안전 장비·설비 점검과 각종 탱크류 정비, 장비 검사 등을 거쳐 올해 말 미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 조선업계의 기준으로는 작업 난도가 특별히 높진 않지만 조선업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한 미국에선 정기 정비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 현지에 군수 지원 센터를 설립, 필리핀에 인도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고, 이번 사업으로 미 해군 사업까지 확대했다. 사업 비용만 따지면 미 해군의 비(非)전투함 MRO 사업은 보통 수백억 원대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업계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 가격(1척당 약 35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다만 대미 조선업 협력을 고려하면 향후 일본 조선소 및 국내 조선소 사이 경쟁에서 필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도 오는 12월 출범을 목표로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합병 이후 HD현대미포의 도크와 안벽을 활용해 해외 함정에 대한 사업 수행 역량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