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는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핸즈프리(Hands-free·손이 필요 없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를 올해 안에 한국에서 공식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슈퍼크루즈는 차량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핸들)에서 양손을 떼고도 차선 변경 등 주행이 가능한 기술로, 한국에서는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신호등이 없는 2만3000㎞ 이상 도로에서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슈퍼크루즈 핸즈프리 주행 상태에서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한국GM

한국GM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퍼크루즈 연내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슈퍼크루즈 적용 차량은 고속도로 등 신호가 없는 구간에서 운전자가 손을 핸들에서 놓아도 된다. 시야는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GM은 한국에서 세 번째로 이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GM 관계자는 “한국은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인 동시에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열린 GM 슈퍼크루즈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 중인 하승현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부장./한국GM

슈퍼크루즈는 2017년 미국에서 출시된 캐딜락 CT6에 처음 적용됐다. 고정밀지도와 위성항법장치, 라이다(Lidar)를 기반으로 높은 정확도를 구현했다. 북미 지역에선 이미 누적 주행거리 약 8억7700만 km를 달성했다. 지구를 2만2000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GM의 대표 모델 캐딜락을 포함해 23개 차종에 적용됐다. 지난 6월 기준 GM 차량 약 50만대에 탑재, 상용화한 기술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에 대한 기대감은 컸지만, 그간 미국, 중국 등에 비해선 도입이 지연되고 있었다. 완전 자율주행으로 넘어가기 전, 주행을 보조하는 첨단 기술에 해당하는 슈퍼크루즈는 ‘고정밀(HD) 지도’ 데이터가 핵심인데, 한국의 경우 고정밀지도의 국외 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슈퍼크루즈를 이용할 수 있는 전국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 지도./한국GM

이 때문에 GM은 국내에서 2만3000㎞ 이상의 고속도로, 주요 간선도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고정밀 지도를 구축했다. 라이다 기반 차선 단위 매핑(지도 작성)을 적용해 도로 곡률, 버스 전용 차선, 공사 구간까지 반영했다. 카메라·레이더·GPS 멀티센서 융합 기술을 통해 다양한 도로와 기상 조건에도 대응할 수 있다.

슈퍼크루즈는 GM이 향후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단순히 자동차 제조,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술 기업으로 일종의 구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선 차량 구매 고객에게 무료 체험 기간 3년을 제공하고 이후 월 40달러 수준 구독료를 부과하고 있다. GM은 작년 실적 보고서에서 슈퍼크루즈 무료 체험 기간이 만료된 고객 중 20%가 비용을 내고 기능을 지속 이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은 국내 슈퍼크루즈 첫 출시 차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명옥 한국GM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마케팅책임자(전무)는 “4분기에 캐딜락 신차를 통해 슈퍼크루즈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