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의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AI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전 업무 영역의 90%에 AI를 적용해 AI가 현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AI 발전과 확산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보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 AI로 일하고 성장해 나아가는 ‘AI 드리븐 회사’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 제품과 서비스 영역에 AI를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생성형 AI를 업무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자체 AI 모델 ‘삼성 가우스2’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4’에서 자체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2’를 공개했다. 2023년 처음 선보인 ‘삼성 가우스1’에서 성능과 효율성을 강화한 후속 모델로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로 확장했다.
삼성 가우스2는 용도에 따라 콤팩트(compact), 밸런스드(balanced), 슈프림(supreme) 등 3종의 모델을 제공한다. 콤팩트 모델은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환경에 최적화된 소형 모델이다. 밸런스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언어·코드를 생성하는 중형 모델로 성능과 속도 면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맞췄다. 슈프림 모델은 클라우드 기반 고성능 서비스 지원 모델로 업무 생산성 향상에 주로 활용된다.
◇코딩 어시스턴트 이용률 4배↑
삼성 가우스2는 사내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지원하는 ‘코드아이’ 서비스의 경우, 2024년 11월 기준 월별 사용량이 2023년 12월 서비스 시작 시점 대비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삼성전자 DX 부문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자 10명 중 6명이 코드아이를 사용하고 있다. 필요한 목적과 응용 분야에 맞춰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어, 맞춤형 개발에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삼성 가우스 포털’도 업무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문서 요약, 번역, 메일 작성 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4월에는 해외 법인으로도 서비스가 확대됐다. 지난해 8월부터는 삼성 가우스를 콜센터에 적용해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요약하는 등 상담원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전 제품군 AI 서비스 확대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 아래 전 제품군에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즐거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향후 지식 그래프 기술과도 결합해 한층 강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은 임직원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운영 중인 ‘GenAI 파워유저 프로그램’은 AI 활용 수준에 따라 기본적인 생성형 AI 활용법부터, 직접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고급 과정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됐다. 기본적인 생성형 AI에 대한 이해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다루는 1, 2단계 과정은 DX 부문 전 임직원이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