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8월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세계의 대미(對美) 수출은 감소했음에도, 전 세계 무역량은 도리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미국 외 대체 시장 확보에 적극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 관세 정책 이후 세계 수출 물동량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미국의 대(對)세계 수입은 매달 전년 동월 대비 24.6%, 18.4%, 31.6% 늘어났다. 그러나 기본 상호관세(10%)와 차 관세(25%)가 붙기 시작한 4월부터는 증가율이 2%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관세가 본격화되면서 전 품목 수입 수요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미국 수입 증가율은 5월(0.4%), 6월(-0.1%), 7월(1.5%)에도 크게 둔화하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수출 물량은 4월 이후에도 1.4%, 1.7%, 2.8%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을 피해 주요 세계 각국이 수출처를 다양화한 결과, 미국 외 지역으로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관세 조치 발표 및 시행 전후 주요 무역국의 물동량은 일시적으로 크게 등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 일주일 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 독일, 일본, 대만, 베트남, 한국 등 8국의 수출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9% 증가했으나, 관세가 발효된 이후 일주일 동안엔 20.8% 급감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이 같은 물동량 변화가 대미 관세를 최대한 회피하기 위한 수입·수출처의 재고 쌓기·밀어내기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추후 반도체·의약품 대상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완충 재고를 운용하고, 환율·운임 급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