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인베스트코리아플라자(IKP)에서 열린 '철강 파생상품 관세 애로 상담회'가 진행되고 있다./뉴스1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발(發)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빠르게 타결·발효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절차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요국은 ▲신규 FTA 체결 및 중단된 협상 재개 ▲기존 FTA 개선 ▲복수국 간 무역협정 가입 등 미국 외 국가와의 통상 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내수 및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던 유럽연합(EU)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장기간 진전이 없던 남미공동시장(MERCOSUR) 및 인도네시아와의 FTA 협상을 각각 25년, 10년 만에 타결하며 자유 무역 영토를 확대한 게 단적인 예다.

캐나다, 멕시코 등 대외 의존도가 높고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들 역시 메르코수르(MERCOSUR), 아세안(ASEAN), EU, CPTPP 등 거대 시장과의 FTA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내수 시장이 작고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아, 2004년 칠레와 첫 FTA를 체결한 이후 다양한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했다. 그런 만큼 신규 FTA 체결보다는 이미 체결된 FTA의 개선 및 보완 등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지난 5년간 FTA 체결국에 대한 수출은 연평균 5.1% 증가해 대(對)세계 수출 증가율(4.7%)과 비체결국 수출 증가율(3.7%)을 상회하는 등 한국 수출 증가를 안정적으로 견인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현재 한국이 협상을 완료한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에미리트(UAE),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 4국과의 FTA를 조속히 발효하고, 이미 체결된 FTA에 비해 자유화 수준이 높은 CPTPP 가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최근 EU도 CPTPP 가입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CPTPP 추진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CPTPP는 기존 FTA에 비해 상대국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이 가능하고,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은 멕시코에 대한 시장 접근성이 개선돼 교역 확대 등이 기대된다는 취지에서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 통합을 목표로 하는 메가 FTA의 일종이다. 현재 회원국은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총 12국이다. 한국의 CPTPP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2023년 기준으로 1604억달러로 총수출의 25.4%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 문재인·윤석열 정부도 CPTPP 가입을 추진했으나, 농수산 업계 등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CPTPP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강금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시장 접근 개선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 비용 절감 측면에서 CPTPP가 유리하다”며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FTA 정책과 경험을 살려 국내 취약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