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요 에너지 공기업 실무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올해 감사를 누구에게 받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 된 탓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현재 환경부)가 신설됩니다. 이 개편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과 20여 기관이 기후부 산하로 갑니다. 겉만 보면 이관되는 기관들은 기존 환경부를 담당하던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감사를 받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상임위 조정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이해관계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는 29명, 환노위는 19명이라, 기능 이관으로 산자중기위 위원 다수도 환노위로 이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속이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 위원들의 입장이 갈리고 여당 내에서도 미묘하게 셈법이 다르다는 게 문제입니다.
야당은 조직 개편 자체를 반대하면서 상임위 조정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또 여당 의원 중에는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지만 환노위에는 가기 싫은 의원이 일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야 산자중기위 위원들은 ‘곧 떠날’ 에너지 공기업들을 계속 호출하고 자료 요청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감과 관련해 온갖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쪽에선 다음 달 20일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현장 국감에 한전과 한수원을 배석시키기로 산자중기위 여야 간사가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린 합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국감 전 기후부가 출범하면 기관 감사는 환노위가 맡고, 종합 감사는 산자중기위가 맡는다는 말도 돕니다.
결국 기관들은 양쪽 감사를 모두 받는다고 가정하고 국감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 “국감은 야당이 돋보일 시간이니, 할 거면 APEC 전에 빨리 하자”며 주목받을 일만 신경 쓰는 야당 의원도 있다는 후문입니다.
국감은 1년에 한 번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성과를 따져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입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가 상임위 조정 등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기싸움이나 몇몇 의원의 잇속 챙기기 탓에 졸속으로 그칠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