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열흘 동안 지주사와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함께 영국을 방문한 이재현(오른쪽) CJ그룹 회장이 초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 국장을 지낸 마이클 페인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 대표를 만나 스포츠 마케팅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유럽 지역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누나 이미경 CJ 부회장까지 동행했다. 푸드, 뷰티 분야에서 유럽 진출을 확대해 온 CJ가 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이미경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등 그룹 핵심 경영진과 함께 지난 9일부터 열흘 동안 영국을 방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8월 미국 방문에 이은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CJ그룹은 미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K컬처 확산을 이끌어왔고 유럽은 주력 시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CJ그룹은 최근 유럽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CJ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독일 식품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헝가리 신설 만두 공장을 가동한다.

이 회장은 이번에 그룹 핵심 사업인 푸드, 뷰티,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글로벌 거물들을 잇따라 만났다. 워너 뮤직을 자회사로 둔 투자사 ‘액세스 인더스트리스’의 렌 블라바트닉 회장과 K콘텐츠 확산을 위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고,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 브론웬 매덕스 소장과는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유럽 시장의 영향과 사업 기회를 점검했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CEO이자 맨체스터 시티 등 글로벌 13개 축구 클럽을 보유한 ‘시티 풋볼 그룹’ 공동 창립자 칼둔 알 무바라크 등과는 스포츠 마케팅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현지 임직원에게 “글로벌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 신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K컬처 확산을 주도해온 이미경 부회장과 이번 동반 출장을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