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 오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출국하고 있다./뉴스1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항에 빠지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최대한 우리 기업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23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던 중 “반도체, 철강 등 여러 품목 관세와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은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나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12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지난주 여 본부장이 워싱턴DC에서 그리어 대표와 면담한 데 이어 3주 연속 릴레이 고위급 면담이 이어지는 것이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USTR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아세안 경제장관회의라고 20여 국가가 다 같이 모이는 다자 세팅에서 그리어 대표도 만나는 것”이라며 “다자 협의 이슈를 논의하면서 한미 이슈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통화스와프와 관련한 질문에는 “기획재정부에서 계속 협의할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최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며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 “안전장치 없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못지않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후속 협의가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협상 시점은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