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최근 경북 경주 시내에 내걸었다가 경주시민의 비판이 커지자 당일 곧바로 철거한 현수막.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경북 경주 시내에 내건 현수막 표현이 경주 시민을 모욕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수원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이 나서 직접 고개를 숙였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에 “너무 모욕적”이라고 지적한 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한 것이다.

전대욱 한수원 경영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은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홍보 현수막으로 국민과 경주 시민 여러분께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며 “한수원의 지원 사업을 알리려는 취지였으나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부사장은 “앞으로 모든 대외 활동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지역 사회의 정서를 더욱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 결정 절차를 철저히 재점검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대욱 한수원 경영부사장(사장 직무대행, 왼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경북 경주시 상공회의소에서 최근 논란이 된 '한수원 홍보 현수막'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최근 경주 시내 10여 곳에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원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 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월성본부 명의로 경주 시내에 부착해 “경주 시민을 모욕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런 논란이 커지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모욕적”이라며 “공공 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주민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태도와 비아냥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해당 사태의 경위를 파악하고, 공직자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김 총리가 문제를 지적한 지 하루 만에 사장 직무대행 명의로 공식 사과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