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지난달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작년보다 15% 넘게 줄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15.2% 줄어든 20억9700만달러(약 2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월간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작년보다 빠른 설 연휴 영향을 받은 2월을 제외하고, 올 들어 매달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 미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를 매기기 시작한 4월(-19.6%)부터 감소세가 본격화돼, 이후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15.2% 등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자동차의 대미 수출액은 2022년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우리나라 대미 수출액의 약 27%를 자동차 한 품목이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트럼프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해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재고 물량을 최우선으로 소화하는 데다 조지아주(州)에 신설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현지 생산 시설을 본격 가동하면서 대미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수입차 시장에서 우리 업체와 경쟁하는 일본은 16일부터 대미 자동차 관세율이 27.5%에서 15%로 인하돼,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외 다른 지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면서, 8월 자동차 수출액 전체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5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8월 수출액 중 최대 기록이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영국·튀르키예 등 기타 유럽 국가 수출액이 작년보다 각각 52%(7억9200만달러), 73.2%(5억4700만달러) 늘었다. 아시아 지역 수출액도 9.3% 늘어난 5억9100만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