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대만의 양밍해운으로부터 약 2조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7척을 수주했다.
17일 한화오션은 양밍해운과 1만5880TEU(1TEU=20피트 컨테이너)급 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은 14억달러로 우리 돈 약 1조9300억원이다. 이 선박들은 거제 사업장에서 건조돼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이번이 대만 기업과의 두 번째 대형 계약이다. 지난 3월에도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계약을 따냈다. 당시 한화오션은 2만4000TEU급 LNG 이중 연료 추진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대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10대 해운사 2개(에버그린·양밍해운)를 보유한 국가로, 두 회사 점유율을 합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대만 양대 선사 모두와 손잡음으로써 대만 해운 시장에서 입지를 키웠다고 평가한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5880개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특히 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을 기본 탑재했는데, 향후 암모니아 이중 연료 추진으로 변경 가능한 ‘암모니아 레디’ 사양으로 설계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암모니아 레디란 아직 암모니아 연료를 바로 쓰지는 않지만,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엔진이나 연료 공급 시스템 등에 암모니아 연료 대응에 필요한 사양이나 내구성 등을 미리 적용했다. 향후 탄소 중립 등 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게끔 설계한 것이다.
한화오션의 핵심 기술력도 대거 투입된다. 세계 최초로 1.0바(bar·기압, 1바는 1㎡ 면적에 약 10톤의 무게가 누르는 힘)를 견딜 수 있는 LNG 연료 탱크를 적용했다. 기존 연료 탱크는 대체로 0.7바 수준인데, 압력을 높임으로써 LNG 기화 가스를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