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육지에서만 164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출력 제어’ 때문에 만들어지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인 가구 9만7600세대가 쓸 수 있는 규모다. 출력 제어란 전기를 실어나를 송·배전망이 부족해, 전기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조치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출력 제어(13.2GWh)의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재작년(0.3GWh)까지 미미했던 출력 제어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육지에서 이뤄진 출력 제어는 원전 22회, 태양광 44회, 풍력 37회, 연료전지·바이오 등 기타 발전원 31회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생산하지 못한 전력은 원전 60.1GWh, 태양광 64GWh, 연료전지·바이오 등 기타 연료 31.9GWh 등 총 164GWh에 달했다. 월평균 280kWh를 쓰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약 9만7600가구의 반년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다. 출력 제어는 제주도에서 2015년, 육지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전기는 특성상 발전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진다. 전력 수요가 폭증해 전기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만드는 전기보다 수요가 턱없이 적어도 정전 사태(블랙아웃)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전력 수요가 비교적 적은 봄·가을철 경부하기에는 줄어든 수요에 맞춰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게다가 최근에는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출렁이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때문에 수급 조절은 더욱 어려워지는 추세다.
특히 올가을에는 장기간 추석 연휴로 전력 수요가 최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산업부는 16일 전력거래소,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전력계통 안정화 모의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서는 ▲실시간 전력 수급 현황 점검 ▲출력 제어 등 긴급 상황 대응력 검증 ▲가을철 경부하기 대책 및 기관 간 조치 계획 점검 등이 이뤄진다. 이 밖에도 원전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석탄 발전 단지 운영을 최소화하는 등 선제 조치를 통해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2차관은 “올가을은 긴 추석 연휴가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전력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