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조선소 현장에 국회의원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하청업체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더해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미국 조선 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한·미 조선업 간 협력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마스가 프로젝트에 맞춰 국회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외부인의 조선소 방문을 위해서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국외 인사 방문도 잦아 과도한 관심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11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지회와 간담회 및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한화오션 근로자들의 처우나 환경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지난 1월에도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정인섭 사장을 만나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및 단체협약 갈등 해결을 당부했다.
이날 정 의원의 조선소 방문으로 한화오션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 국회의원을 맞이했다. 지난 3월 민주당 경제상황점검단이 두 차례 조선소를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휴가 중에 조선소를 찾아 특수선·상선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조선소에 외빈이 방문하려면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경영진 간담회나 시찰 등을 위해선 별도의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한화오션은 국회의원 외에도 각국 해군 관계자나 특사 방문도 잦은 편이다. 올해 4월 존 필랜 미국 해군부 장관이 거제 조선소를 찾았고, 6월에는 태국 해군 대표단이 조선소를 찾았다. 지난 7일에는 스테파니 벡 캐나다 국방차관이 방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 등 외빈이 방문하면 관련 조직이 회의실 사용 가부나 작업 일정 등 현장 상황을 확인해 조율해야 한다. 브리핑 등을 하려면 현업에서도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품이 들어 잦은 외빈 방문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한화오션이 불법 파업 노동자를 상대로 한 470억원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당 측 국회의원 방문은 소송 취하에 대한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시절 이뤄진 하청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소송 취하 조건으로 파업 재발 방지 약속을 받으려고 하지만, 노조가 이에 반대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