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장련성 기자

미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됐던 한국인 파견자 316명과 외국인 14명을 포함한 330명이 12일 오후 전세기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된 지 8일 만이다. 귀국자 중에는 임신부 1명도 포함됐다. 구금자들은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했고, LG에너지솔루션이 전세기를 마련했다.

이날 오후 3시 52분부터 귀국자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박수와 함께 “고생하셨습니다!” “힘내세요!” 하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귀국자 가족들은 울분과 안도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편이 현장 설비를 총괄했다는 백모(45)씨는 “쇠사슬과 케이블 타이로 묶어서 연행한 게 맞는지 차마 남편한테 못 물어봤는데 그게 가장 마음 아프고 화가 난다”며 “정부가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해달라”고 했다. 한 협력사 직원의 아내 이모(58)씨는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떤 가족이 미국행을 허락하겠나. 이제 다시는 못 보낼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함께 도착 게이트 앞에서 귀국자들을 맞았다.

이날 미국서 귀국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기업 투자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가장 빠르게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주한 미국 대사관에 별도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미 국내법 개정을 통해 한국인 비자 쿼터를 만들거나 새 비자를 만드는 걸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번 사태로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