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11일(현지 시각) 한국인 대규모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해, 한국 기업이 미국에 근로자를 파견하려면 제대로 된 비자를 받았어야 한다고 한국에 책임을 돌렸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공개된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비자(right visa)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나에게 전화를 했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 기업과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용 비자’나 쿼터 확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번 단속에서 합법 비자(B-1·단기 상용 비자)를 소지한 직원까지 구금했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이같이 발언한 것이다.

그는 “나는 한국 쪽에 전화해 ‘제발 좀 제대로 된 비자를 받아라. 내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올바르게 일하길 원한다”며 “이민을 원하거나 근로자를 데려오려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야 하며, 더 이상 규정을 피해갈 순 없다”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선 비자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ABC’로 표현했다. 그는 “A는 (미국에) 들어와서, B는 미국인을 훈련시키고, C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지을 때, 적절한 비자를 받아 미국인을 교육시킨 뒤 귀국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국가들과 협약을 맺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자동차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일로 최소 2~3개월의 공사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금 모든 사람이 (한국) 복귀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 자리들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는데, 그 자리를 채울 만한 사람 대부분은 미국에 없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한미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더 나은 제도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