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최민정 해군 중위가 청해부대 19진으로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후 23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서 열린 입항 환영식에 참석해 귀국신고를 하고 있다./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지호(24)씨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로 입대하면서 대기업 오너가의 군 입대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지호씨는 오는 15일 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한다.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이지호씨는 미국 복수 국적이지만 이번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미 시민권을 포기했다. 복수 국적자가 일반 사병이 아닌 장교로 복무하려면 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한다.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서 열린 청해부대 19진 입항 환영식에서 SK그룹 회장 딸인 최민정 해군 중위가 어머니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재계 오너가 자녀들이 성실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사례는 그간 화제가 됐다.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여성으로 병역 의무가 없는데도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소위로 임관했다. 2015년 6개월간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에 승선해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근무를 수행했다. 2016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으며 다음 해 중위로 전역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화그룹 오너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공군 장교로 병역 의무를 이행해왔다. 그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06년 공군사관후보생 117기로 입대했으며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3년 4개월 통역 장교로 복무했다. 2009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했을 때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와의 회담에서 통역 보좌를 맡았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역시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뒤 공군 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뉴스1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장교 출신이다. 2005년 2월 ROTC 43기로 육군 소위로 임관해 제701특공연대에서 복무 후 중위로 전역했다.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ROTC 13기로 군 복무를 마친 바 있어 ROTC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한국 육군에 현역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쳤다. 복무 당시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인 동명부대에 자원해 해외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2006년 해병대에 입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