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4일 한국 경제성장이 둔화한 근본 원인으로 ‘기업 규모별 규제’를 지목하며, 성장을 막는 규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 성장 포럼 출범식’에서였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규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기업이 되면 맞닥뜨리는 300여 개의 규제 목록을 빼곡하게 담은 대형 패널을 무대에 들고 나와 정부, 정치권에 ‘기업 크기별 규제’를 없애달라고 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생기고, 다시 대기업이 되는 순간 최대 343개의 규제에 맞닥뜨리는 현행 ‘계단식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성장을 꺼리고 현상 유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장하는 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대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걸 칭찬해주고 훈장을 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