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고도 성장을 하던 과거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을 일부 억제하는 등 기업 사이즈별 규제가 좋은 정책이었다. 과거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지금은 성장을 하지 않는데, 이런 규제를 하게 되면 아무도 성장하지 못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대한상의는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을 가졌다. 국내 대표 경제단체들이 모여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규제를 개선하고, 정책 대안을 전문적으로 제안하기 위해 만든 포럼이다.

최 회장은 이날 “우리가 최고 3%, 5% 수준의 성장을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는 형태의 경제 동력을 만들어야만 한다”며 “대기업은 안 되고, 중소기업은 되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하는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때문에)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 민간 활력이 떨어지는 근본적 이유”라고도 했다. 그는 실제 343건 규제가 적힌 대형 패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해 발표된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엔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있다. 이런 규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늘어나,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생기고, 대기업이 되면 329개까지 급증했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혜택은 줄고 규제는 더 많이 받게되는 역설적인 구조인 것이다. 이런 규제가 기업 성장을 막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실제 2020~2023년 4년 동안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평균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그쳤다.

이날 포럼에서 경제계는 “법제 전반에 뿌리내린 계단식 성장억제형 규제와 경제형벌 규정으로 인해 성장 유인이라 할 기업가정신이 잦아들 수밖에 없다”며 “성장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그에 맞게 리워드(보상)를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