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하던 유럽 전기차 판매가 다시 반등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 저가의 보급형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2(가칭) 콘셉트카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 전용 소형 전기차로 개발됐다. 명칭은 아이오닉2 또는 아이오닉3가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 시리즈 중 가장 작은 차급을 담당할 아이오닉2는 내년 상반기 중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현지에서 흥행 중인 캐스퍼 일렉트릭(수출명 인스터), 코나 일렉트릭에 이어 보급형 전기차 수요를 공략한다는 목표다.
최근 유럽 전기차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는 추세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불리는 보급형 모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19만3397대다. 반기 기준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 중 상당수는 보급형 모델인 소형차가 차지했다. 폭스바겐 ID.4, ID.3, 기아 EV3, 르노5 일렉트릭, 스코다 엘록(Elroq), 엔야크(Enyaq), 볼보 EX30 등이다. 테슬라 모델 Y·모델3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판매량은 30% 이상 감소했다.
소형보다 더 작은 경형급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인기도 꾸준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올해 5월 말 현지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넘겼다. 올해 1~7월 총 2만7571대가 수출됐는데, 이 중 1만5161대가 유럽으로 향했다. 이는 전체 수출량의 약 55%다.
기아는 첫 보급형 전기차 EV3 흥행을 발판 삼아 EV4 세단, 해치백 모델로 유럽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V3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유럽에서 3만9334대 팔렸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1만4724대)의 2.7배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4 해치백 양산이 시작됐고, 오는 10월부터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EV4 해치백은 국내 출시한 전기 세단 EV4의 유럽 전략형 모델이다.
내년 초부터는 같은 공장에서 EV3보다 더 작고 저렴한 전기 SUV인 EV2도 양산할 예정이다. EV2도 EV4 해치백 같은 유럽 전략형 모델이다. 기아는 EV4 해치백과 EV2의 연간 판매 목표를 각각 8만대, 10만대로 제시했다.
EV2의 예상 가격은 3만유로대로 EV3의 출시 시작가인 3만5000유로를 밑돌 전망이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30% 가격대는 3만~3만5000유로에 형성돼 있는 만큼, EV2는 EV3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층을 공략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