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연합뉴스

8월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이 작년보다 12% 감소했다. 대미 수출 증감률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건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 5월(-29.4%)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다만, 전체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아세안·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수출 다변화 노력이 효과를 낸 덕분에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대미 수출액이 작년 8월보다 12% 감소한 87억4000만달러(약 12조18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부문의 대미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7월 30일 상호 관세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각각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자동차·부품은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상품은 50%의 고율 관세가 유지돼 국내 철강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대미 수출 급감에도, 지난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우리 수출액은 작년보다 1.3% 증가한 584억달러였다. 우리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작년보다 27.1% 증가한 151억달러로,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만에 월간 기준 최대 수출액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수출도 작년보다 8.6% 증가한 55억달러로, 역대 8월 중 가장 많았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지만, EU와 CIS(소련 독립국가연합) 등에서 선전한 영향이다. 특히 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이 108억9000만달러로 11.9% 늘어,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 수출 감소를 상쇄했다.

주요 수출 품목 15개 중 반도체·자동차·선박을 제외한 12개 품목은 모두 작년보다 감소했다. 서가람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15대 품목 중 반도체·자동차 외 품목들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두 품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가까이 올랐다”며 “수출 품목 다변화를 위한 R&D 지원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