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비전이 상반기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혁신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비전은 지난달 13일 올해 2분기(4~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4572억원, 영업이익은 150.2% 급증한 56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세미콘코리아 2025 현장을 찾은 김동선(오른쪽)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한화비전

◇AI·반도체 매출로 ‘깜짝 실적’…하반기 영업이익 확대 기대감

주력인 시큐리티 부문은 매출 3284억원, 영업이익 591억원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률은 18%를 나타내며 2분기 연속 10% 후반을 나타냈다. AI 제품 매출이 이 같은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상반기(1~6월) AI 기술이 탑재된 네트워크 카메라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 급증하며, 3년 전인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산업용 장비 부문은 AI 반도체 제조 장비인 TC본더 납품 실적이 반영되며 적자가 대폭 축소됐다. 작년 2분기 영업적자 84억원, 올해 1분기 적자 205억원을 기록했으나 2분기엔 적자가 2억원으로 줄었다. 앞서 한화비전의 산업용 장비 부문 100%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은 올 상반기 3차례 공시를 통해 805억원 규모 TC본더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AI 카메라 판매 확대와 TC본더 매출 추가 반영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산업용 장비 부문은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선 “경쟁력 핵심은 혁신 기술”…연구개발 투자로 ‘지원군’ 역할 톡톡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의 미래비전총괄을 맡은 김동선 부사장이 비용을 아끼지 않고 혁신 신기술 투자에 나서며 이 같은 실적 개선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사장은 올 2월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하며 “끊임없는 R&D 투자를 통해 이뤄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비전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1343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며 매출액의 15%를 혁신 기술 발굴에 썼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5월,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 전담 조직인 ‘첨단 패키징 장비 개발센터’를 신설했다.

김 부사장은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오직 혁신 기술뿐”이라며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오가고 직접 전시장을 찾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세미콘코리아 2025’ 전시에 참석, TC본더 고객사 미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신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만큼 한화비전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이어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인 AI 및 반도체 장비 기술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