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내년 예산 약 3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1일 공식화했다. 대미투자펀드 관련 예산에는 보증 업무를 수행하는 무역보험공사에 6005억원이 배정됐다. 통상 기금의 20배 수준에서 보증을 설 수 있는 무보는 이에 따라 12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에 ▲조선업 전용 1500억달러 마스가 프로젝트 ▲전략산업 범용 2000억달러 투자 패키지 등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투자 계획과 10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 계획을 제시하며 관세 인하 약속을 끌어낸 바 있다.
산자부는 이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총 13조8778억원 규모의 2026년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11조4336억원) 대비 21.4%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미국의 관세 등 급변하는 통상·수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이 올해 1조340억원에서 1조7353억원으로 67.8% 확대 편성됐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1조7000억원 규모의 통상·수출 대응 예산 가운데 무역보험기금 출연 6005억원이 대미투자펀드와 연계돼 있다”며 “아직 협상 중이라 규모나 어떤 시기에 무엇을 할건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있으면 캐피털콜(Capital Call)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계 부처와 협의해 무역보험기금에 6000억원 정도를 우선 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차관이 언급한 ‘캐피털콜’은 투자 계획이 생길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요청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런 기금을 제외하고 내년 마스가 예산으로만 신규 투입될 에산은 300억원 정도라고 산자부는 밝혔다. 내년 미국 현지에 한·미 조선 협력센터를 개소하고, 국내 중소 조선사 및 기자재 업체의 미국 진출, 함정 MRO(정비·수리·운영) 지원, 공동 R&D(연구·개발) 사업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알려진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에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 차관은 “대왕고래는 이번에 (예산이) 반영이 되어 있지는 않다”며 “(이재명 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지속할지를 두고) 에너지 파트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은 중단됐지만 국제 투자 유치를 통한 석유공사 차원의 개발 계획은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