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본 무역 협상 수석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면담 뒤 기념 사진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렸다./백악관 X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본 정부에 ‘농산물 관세 인하’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미국 측으로부터 ‘(일본이)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고 농산물 관세를 인하한다는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담겠다’는 의향을 전달받고 강력 반발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놓고 ‘얼마나 늘릴 것인가’를 두고 미국 정부와 이견이 큰 상태였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는 지난달 21일 양국이 타결한 무역 합의에는 없던 내용이다. 미국의 요구에 일본 정부는 “내정 간섭”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지난 28일 일본 협상단 대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미국행 수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출장 일정을 취소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번 방미를 통해 5500억달러(약 766조원) 규모 투자 펀드의 조성 및 운용 방식을 구체화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 대가로 일본산 차·부품 관세를 현행 27.5%에서 15%로 내리는 행정명령을 받아내겠다는 계산이었다. 당초 일본은 투자 펀드에 대해선 “일본의 직접 투자액은 1~2%에 불과할 것”이라며 명문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이 차·부품 관세 인하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투자 펀드 문서화와 관세 인하 행정명령을 맞교환하려 했던 것이다. 닛케이는 “(투자펀드) 공동 문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내용에 양국 간 큰 이견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EU(유럽연합)를 상대로도 차·부품 관세를 지렛대 삼아 무역 합의 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 차·부품 관세도 27.5%로 유지한 채, 지난주 “EU가 약속한 시장 개방 법안을 제출할 경우 그 달[月] 1일부터 차·부품 관세 인하(27.5%→15%)가 소급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expected)”고 발표했다. EU가 지난달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해야 관세를 낮춰준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EU 집행위원회(행정부)는 28일 미국산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한 무관세화와 미국산 일부 수산물과 농식품에 대한 저율 관세 할당 쿼터(특정 물량까지만 낮은 관세로 수입) 설정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서둘러 발의했다. 통상적으로 거치는 ‘영향 평가’ 절차도 생략했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예상된다’는 것일 뿐, 실제 이행 여부는 미 행정부 재량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