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를 두고, 중국과 일본의 반응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중국은 마스가에 대해 ‘중국 조선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별것 아닌 도박’이라며 표면상으로는 평가절하하고 있다. 한때 세계 조선업을 주도했던 일본은 경쟁력과 글로벌 점유율 면에서 현격하게 뒤처진 자국 산업을 키우기에 바빠 ‘일본판 마스가’를 꿈꾸기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이번 주 발표된 한국의 대미(對美) 조선업 투자는 중국의 바쁘게 돌아가는 조선소에 약간의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론 중국 조선업에 실질적 타격을 주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노동력이나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철강 가격 등이 한국,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산업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SCMP는 2016년 알리바바 그룹에 인수된 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8일 “미국이 조선업 재활성화에 집중하면서 점점 한국과 일본을 자국 방위산업에 통합시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한국이나 일본 (기업) 로고가 붙은 선박들이 제3국에 대한 미군 작전에 쓰일 경우 한일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경계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는 미국 조선업 지원에 나서고 싶어 하지만, 조선 업계는 미국 조선업을 지원하기 전에 자국 조선업 부흥부터 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다. 일본 1위 조선 업체인 이마바리조선의 히가키 유키토 사장은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3%로 떨어져 미국을 도울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마바리조선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가 ‘미국에서 조선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의 부상으로 시장에서 크게 뒤처진 상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선박 신규 수주 점유율은 7%로, 중국(71%)·한국(17%)보다 한참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