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 복합 위기 상황에서도 신시장을 개척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에 투자해 성장 동력을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효성중공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인증 기준과 품질, 납기 조건이 엄격한 서유럽 전역으로 수주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5월엔 영국 스코틀랜드의 송전 기업 ‘스코티시파워’와 850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영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송전 업체와 국내 전력 기기 업체로는 최초로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 기기 장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프랑스 송전 업체와도 지난해 첫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 추가 수주에도 성공했다.
앞서 2020년에는 아이슬란드 최초의 디지털 변전소에 반도체 기반의 디지털 가스 절연 개폐기를 공급한 바 있다. 네덜란드에는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친환경 전력 기기 개발도 진행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 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멤피스 공장은 기존 대비 생산능력을 두 배 수준으로 키운다. 동시에 창원 공장 역시 시험실과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력 강화를 추진한다. 두 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중공업의 글로벌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40% 이상 확대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창원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압형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변압기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총 3300억원을 투자해, 2027년 완공이 목표다. HVDC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송전에 필수적인 차세대 기술로,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