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1500억달러(약 209조원)의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HD현대, 한진, 두산을 비롯한 국내 주요 그룹은 조선, 차세대 원자력, 항공, LNG(액화천연가스), 핵심 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측과 총 11건의 계약 및 MOU(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7월 관세 협상 때 한미가 합의한 ‘3500억달러 투자 펀드’와는 별도의 추가 투자 계획이다. 국내에선 주력 업종의 불황, 잇단 반기업 입법으로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한국 기업들이 새 정부의 대미 외교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편 셈이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행사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CEO(최고경영자) 16명이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총 260억달러(약 36조원)를 미국에 투자해 연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과 전기로 제철소를 신설하고, 현지 차량 생산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미 보잉에서 항공기 103대, GE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항공기 엔진 19대를 구매하는 등 총 50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내놨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도 닻을 올렸다. HD현대가 미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털과, 삼성중공업이 미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 각각 MOU를 맺고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협력하고 공동 투자와 기술 교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