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국에 50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한다고 26일 발표했다. 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항공기 예비엔진 19대와 엔진 정비 서비스 도입 계약을 맺는 것을 포함한 액수다. 지난 3월 보잉사와 맺은 신규 항공기 50대 구매 계약과 별도다. 대한항공 측은 “미국과의 항공산업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도 이날 미국에 4년간 260억달러(약 36조원)를 전략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 백악관에 가서 발표한 210억달러 투자 계획에서 50억달러(약 7조원)를 증액한 규모다.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고, 현지 차 생산 능력을 더 키우겠다는 구상이 새롭게 담겼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대미 투자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訪美) 일정에 동행한 기업인들이 발표한 총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이날 한국 기업인들은 25일(미 현지시각) 미 워싱턴 DC 윌러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한국 경제계를 대표한 발언에서 “한국기업들은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함께 견인하며 제조업 르네상스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150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부터 조선·원자력 등 전략산업, 그리고 공급망과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미국이 함께한다면, 제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류진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상현 롯데그룹 부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16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회장을 비롯해 구글, IBM, 보잉, 록히드마틴, 오픈AI, GE, GM, 다나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주요 기업 관계자 21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첨단산업(반도체·AI·바이오 등), 전략산업(조선·원전, 에너지·방산), 공급망(모빌리티·배터리·핵심소재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