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빅4가 수주 잔고 10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K방산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지속적으로 수출 대상국을 넓히고 수출 품목을 더욱 다변화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확인됐듯, 자주포·전차·유도무기 외에도 AI(인공지능)를 접목한 무인기 등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K방산 수출 주력인 자주포(K9), 전차(K2) 등은 기존 방산 강국들도 생산해온 재래식 무기다. 한국에서도 각각 1999년, 2014년 양산을 시작한 약 10~20년 된 제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빠른 납기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내세운 K방산이 메우며 수주를 확대했지만, 안방 시장을 빼앗긴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속속 생산망 복원에 나서고 역내 무기 구매 비율을 늘리면서 이전과 같은 대규모 수주를 따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Plan) 정책을 발표하고 유럽산 무기를 살 때 대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내놨다. 유럽 시장을 공략해온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장애물이 돌출한 상황이다.

실전에서 성능이 입증된 무인기 등 AI를 활용한 첨단 무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리 방산업계에서 나온다. 지난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국방 분야 AI 기술에서 한국은 미국 등 주요국에 4.1년 뒤처진 상태다. 이 같은 격차를 극복하려면 우리 군이 국방 연구·개발(R&D) 생태계를 민간에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AI 방산 기업 팔란티어, 안두릴 등이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민·관·군 협력에 나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을 우리도 참조해야 한다는 것이다.